경기 의정부시 한국모빌리티고 실습장. 스마트시티과 2학년 학생 15명이 안전모를 쓰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태양광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제로에너지 목조주택을 직접 짓는 '내일을 짓다 2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총 150시간에 걸쳐 바닥부터 지붕까지 완성하는 일정이다.
지난달 30일 찾은 현장에서는 타일과 석고보드 작업이 한창이었다. 고용노동부 지원 시범사업인 '특성화고 연계 청년건설인력 양성과정' 일환으로 올해 지원 사업비 6500만원이 투입됐다. 주무 부처는 노동부지만 국토교통부가 풀어야 할 청년 인력 수급, 제로에너지건축물(ZEB) 확산, 스마트시티 실무 인력 양성 같은 과제가 이 현장에 녹아있었다.
"이걸 직각으로 세워야지. 여기서 이렇게." 이준문 대한민국명장(건축목공시공) 호통에 10대 예비 건설인들이 진땀을 흘리며 실습을 이어갔다. 학교 교사가 아닌 대한민국명장과 기능장들이 강사로 나서 현장 기술을 전수한다. 한국기능장연합회가 교육과정을 개발해 강사를 파견하고 노동부 산하 건설근로자공제회가 훈련비 지원과 .검을 맡았다.
현장에서 만난 학생 김관우 군은 "책으로 백 번 배우는 것보다 한 번 해보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석고보드를 재단하던 김영인 군은 "처음엔 어려웠는데 손에 익으니까 느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건설분야 취업을 고민 중인 김민 군은 "현장 일을 미리 겪어볼 수 있어 좋다"며 "기술만 제대로 익히면 평생 써먹을 수 있으니 꽤 괜찮은 직업 같다"고 했다.
현재 건설 현장은 5060대가 떠받치고 있고 청년층 유입은 끊기다시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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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근로자공제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건설기능인력은 134만명으로 1년 새 11만7000명(8%) 줄었다. 평균 나이는 51.7세다. 공제회는 올해 내국인 기능인력이 수요보다 약 30만명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력이 빈자리를 메워도 인력 부족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홍성필 한국모빌리티고 교장은 "건설 현장은 고령 기술자 밑에 외국인 노동자들만 남았다"며 "정당한 사회적 대우와 수입이 보장된다면 청년들이 건설 현장을 외면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대우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동안 이 학교는 먼저 교육 환경부터 뜯어고치기로 했다. 실습장을 실제 현장처럼 바꾸는 데 앞장선 건 이명길 모빌리티고 교사였다. 제자들이 진짜 현장과 같은 장비로 실무 감각을 익히게 하려고 공구 업체마다 직접 연락해 장비를 무상으로 빌려줄 수 있는지 물었다. 전동공구업체 마끼다(Makita)가 응했고, 원형 톱·테이블 톱·드릴 등 21개 품종 2000만원 상당 장비가 현장에 깔렸다.
지난달 30일 경기 의정부 한국모빌리티고 실습장에 학생들이 짓는 목조주택을 둘러싸고 시스템 비계가 설치돼 있다. 학교는 올해 정부 지원을 받아 2기 수업부터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 사다리 대신 비계를 이용하도록 실습 환경을 개선했다. 최서윤 기자
이 교사는 혹여나 졸업한 아이들이 현장에서 다치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직접 건설 현장 실사까지 다녀왔다. 이 교사는 "1군 건설사 현장은 음주 측정에 안전 장구 미착용 시 즉시 퇴장까지 시킨다"며 "생각보다 안전관리가 훨씬 깐깐해서 아이들을 보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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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준을 교내 실습장에도 그대로 가져왔다. 추락 위험이 큰 A자형 사다리를 걷어내고 시스템 비계를 설치했다. 매일 아침 국민체조를 하고 현장처럼 안전 조회를 연 뒤 작업에 들어간다.
학교 안에서의 실험은 실제 건설 현장 실습으로 이어진다. 공채 시스템 없이 인맥과 팀 단위로 일감을 따내는 건설 현장의 구직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실습 기간 현장 전문가와 맺은 유대가 곧 취업으로 직결된다.
지난해 이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 중 3명은 이달 대형 건설사 아파트 건설 현장으로 실습을 나간다. 이날 교내 실습장 한편에선 이들의 출격 전 마지막 훈련이 한창이었다. 강사가 공정마다 곁에서 알려주는 2학년 때와 달리 학생 스스로 도면을 보고 작은 욕실을 만들다 막히는 부분만 기능장에게 묻는다. 학교에서 집 한 채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어본 뒤, 진짜 아파트 건설현장으로 나가기 전 일주일가량 거치는 심화 실습이다.
과거 무작정 학생들을 전문건설업체 실습에 보냈을 땐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돌아오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교내 실습에 이어 멘토링 단계도 넣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교육과정 개발과 기술·안전 지도를 도맡은 김용학 한국기능장연합회 이사장 겸 한국건축시공기능장협회 회장은 "사전 준비 없이 현장에 투입되면 아무리 우수한 학생이라도 견디기 힘들다"며 "현장에선 실습생을 '키울 후배'가 아니라 '당장 부릴 일손'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이 실습 나갈 현장의 책임자들에게 멘토 한 명만 붙여서 하나하나 챙겨달라고 신신당부했다"며 "인공지능(AI)에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지듯 실습생도 제대로 가르치면 기대 이상의 생산성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나간다. 이날 교내